AC.251.심화
5. ‘계20:2’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탄이라 잡아서 천 년 동안 결박하여 (계20:2)
AC.251에서 스베덴보리가 이 구절을 인용하는 이유는, 창3의 ‘뱀’이 단순한 뱀이 아니라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영적 원리임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계12:9에서는 ‘큰 용’이 곧 ‘옛 뱀’, ‘마귀’, ‘사탄’이라고 직접 설명되었습니다. 여기 계20:2에서도 같은 표현이 반복됩니다. 스베덴보리는 이것을 통해 창세기의 뱀과 계시록의 용이 동일한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즉 창세기의 뱀, 계시록의 큰 붉은 용, 옛 뱀, 마귀, 사탄은 모두 서로 다른 존재들이 아니라 동일한 영적 실재를 가리키는 다양한 표현들입니다. 그 실재란 일반적으로는 모든 악(evil)이며, 특별히는 자기 사랑(love of self)과 그로부터 나오는 거짓과 불신입니다.
그래서 AC.251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창세기의 뱀은 자기 사랑에서 나오는 악을 의미합니다. 그 악은 인간 역사 속에서 계속 활동하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계시록에서는 그것이 ‘큰 용’, ‘옛 뱀’, ‘마귀’, ‘사탄’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합니다. 따라서 성경의 처음과 끝은 같은 영적 원리를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여기서 ‘결박하여’(bound)라는 표현도 중요합니다. 스베덴보리는 이것을 문자적인 쇠사슬이나 감옥으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영적으로는 악과 거짓의 세력이 더 이상 이전처럼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도록 제한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AC.251에서 이 구절을 인용하는 주된 목적은 ‘천 년’이나 ‘결박’의 의미를 설명하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 목적은 오직 하나, 곧 계시록이 직접 ‘용 = 옛 뱀 = 마귀 = 사탄’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는 매우 중요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마귀’는 어떤 특정한 악령의 이름이 아닙니다. 지옥 전체를 통치하는 한 명의 절대적 악의 군주를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스베덴보리에 따르면 ‘마귀’는 악한 영들의 전체 무리(the whole crew of evil spirits)와 악 자체(evil itself)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계20:2는 창세기의 뱀에 대한 스베덴보리의 해석을 뒷받침하는 증거 구절로 사용됩니다. 곧 성경의 ‘뱀’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인간을 주님에게서 떼어 놓고,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게 만드는 모든 악과 거짓의 원리를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계시록은 그 사실을 ‘옛 뱀’, ‘마귀’, ‘사탄’, ‘용’이라는 여러 이름으로 다시 확인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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