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설명은 ‘스베덴보리를 전혀 모르시는 분들’, 즉 기독교인이든 비기독교인이든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그의 대표 저작인 ‘Arcana Coelestia’(약어 AC)에 대한 소개입니다.

 

참고로, 스베덴보리의 저작들은 전부 약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AC는 ‘천계비의(天界秘義, Arcana Coelestia, 1749-1756, 라틴)의 약어이고, HH는 ‘천국과 지옥(Heaven and Hell, 1758), CL은 ‘결혼애(結婚愛, Conjugial Love, 1768)의 약어입니다.

 

 

 

1.아르카나 코엘레스티아는 어떤 책인가

 

아르카나 코엘레스티아’는 18세기 사상가이자 신학자인 에마누엘 스베덴보리가 집필한 방대한 성경 주석서입니다. 1749년부터 1756년까지 출간되었으며, 창세기와 출애굽기의 본문을 따라가면서 각 절이 지닌 ‘속뜻’, 곧 영적 의미를 체계적으로 설명합니다. 전체 분량은 10,837개의 번호 문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순한 해설이나 설교집이 아니라 성경 전체가 어떤 영적 질서와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드러내려는 하나의 거대한 신학적 시도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성경을 문자적, 역사적 기록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인간의 내면과 하늘의 질서를 비추는 살아 있는 말씀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2. 비밀(秘義) 혹은속뜻을 말하는가

 

스베덴보리는 성경이 ‘겉으로는 역사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 영혼과 천국의 상태를 말하는 깊은 뜻이 들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이 내적 의미를 ‘아르카나’, 즉 ‘숨겨진 것들’이라 불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숨겨짐이란, 일부 사람만 아는 비밀 암호가 아니라, 인간의 내적 상태가 성숙해질 때 비로소 이해될 수 있는 영적 차원을 뜻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새로운 교리를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아니라, 이미 성경 안에 담겨 있으나 문자 아래에 감추어져 있던 의미를 질서 있게 풀어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이 책은 성경을 어떻게 읽는가

 

아르카나 코엘레스티아’의 가장 큰 특징은 ‘상응(correspondence)이라는 해석 원리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스베덴보리에 따르면, 자연 세계의 사물과 사건은 영적 세계의 상태와 질서에 대응하여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인물, 장소, 사건, 숫자, 행동 하나하나가 인간의 마음, 신앙의 단계, 사랑과 진리의 상태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따라서 창세기의 아담, 노아, 아브라함 이야기는 단순한 고대 인물의 전기가 아니라, 인류와 개인 안에서 일어나는 영적 상태의 변화 과정을 묘사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성경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도 인간 안에서 반복되는 영적 역사’가 됩니다.

 

4. 이 책이 말하는 인간 이해의 깊이

 

이 저작에서 인간은 단순히 도덕적 존재나 종교적 신념을 가진 존재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인간은 사랑과 지성, 의지와 이해, 외적 삶과 내적 삶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영적 존재로 다루어집니다. ‘아르카나 코엘레스티아’는 성경 본문을 따라가면서, 인간 안에서 선과 악, 진리와 거짓, 신앙과 삶이 어떻게 형성되고 충돌하며 재정렬되는지를 매우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이로 인해 독자는 성경 이야기를 읽으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의 내면 구조를 비추어 보게 됩니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주석서이면서 동시에 깊은 영성서의 성격을 지닙니다.

 

5. 왜 이렇게 방대하고 느린 책인가

 

이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분량과 전개 방식에 압도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방대함은 단순한 장황함이 아니라, 영적 질서가 ‘연속과 단계’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스베덴보리의 신학적 확신에서 비롯됩니다. 그는 성급한 결론이나 요약보다, 반복과 누적을 통해 이해가 형성되기를 원했습니다. 같은 개념이 여러 본문과 맥락에서 조금씩 다른 각도로 설명되며, 독자는 서서히 하나의 큰 그림을 얻게 됩니다. 이는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사고 방식과 신앙 이해 자체를 재구성하도록 의도된 저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6.아르카나 코엘레스티아는 누구에게 필요한 책인가

 

이 책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만 읽기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 신앙과 삶의 깊은 연결을 고민하는 사람, 그리고 ‘하나님 말씀은 오늘의 인간 내면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묻는 사람에게 특히 의미가 있습니다. 신학자나 목회자뿐 아니라, 신앙의 언어가 삶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힘을 갖기를 바라는 평신도에게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다만 이 책은 한 번에 이해하거나 단기간에 정복할 수 있는 책이 아니며, 천천히 읽고 사유하며 자기 삶과 대조해 가는 태도를 요구합니다.

 

7.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아르카나 코엘레스티아’는 ‘성경은 하늘과 인간을 동시에 말하는 책이며, 그 속뜻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하나님의 섭리가 하나의 질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저작’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새로운 지식을 주기보다, 성경을 읽는 눈 자체를 새롭게 형성하도록 초대하는 책입니다. 따라서 이 저작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지 스베덴보리를 아는 것이 아니라, 성경과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한 단계 깊어지는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아래 링크는 그 첫 번째 글인 AC.1번 글로 이어지는, AC를 시작하는 링크입니다. 라틴어 원본 대신 Potts 영역(1888-1902)으로 대신하였으며, 각 글 하단에 이해를 돕기 위해 원본에는 없는 해설들을 달고 있으니, 읽어 보시고 도움들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혹시 특정 번호의 글을 검색하실 때에는 글 목록 우측 상단 돋보기를 클릭, 왼쪽 목록에서 '태그'를 선택하신 후, 'AC 3' 형식으로 찾으시거나 '제목'에서 특정 키워드로 찾으시면 되겠습니다. 'AC 3'처럼 가운데 한 칸 띄는 이유는 이 검색기가 특수 문자 사용을 불허하기 때문이며, 그래서 처음부터 태그 입력을 저런 형태로 해놓았습니다.

 

 

AC.1, 서문, 'Arcana Coelestia, 창, 출 속뜻 주석을 시작하며' (AC.1-5)

AC.1 구약의 말씀을 단순히 겉 글자로만 보아서는, 그 안에는 하늘의 깊은 비밀들이 들어 있으며,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나 개별적으로나 주님과 주님의 천국, 교회, 종교적인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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