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213.심화
1. ‘순진무구’(innocence)
‘순진무구’(innocence)는 스베덴보리 신학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어의 ‘순진하다’는 말은 세상 물정을 모르거나 경험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사용되곤 합니다. 그러나 스베덴보리가 말하는 innocence는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순진무구를 천국 전체의 본질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스베덴보리에 따르면 순진무구란 ‘자신으로부터는 아무 선도, 아무 진리도 나오지 않으며, 모든 선과 진리는 오직 주님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며, 그것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순진무구는 무지가 아니라 가장 깊은 지혜와 결합되어 있습니다. 천사들은 인간보다 훨씬 지혜롭지만, 동시에 가장 순진무구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의 지혜가 자기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순진무구는 AC.210에서 설명된 own과 정반대에 있습니다. own은 ‘내가 생각한다’, ‘내가 안다’, ‘내가 한다’, ‘내 것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순진무구는 ‘모든 것은 주님께로부터 온다’고 인정합니다. 그래서 순진무구는 단순한 덕목 하나가 아니라, 인간과 주님의 관계 자체를 규정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AC.213에서 창2:25의 ‘그들은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였다’는 말이 순진무구를 의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감출 필요가 없었습니다. 자신의 것을 주장하지 않았고, 악을 품고 있지 않았으며, 모든 것을 주님께로부터 받는 상태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순진무구가 있는 곳에서는 벌거벗음이 수치가 아닙니다. 그러나 순진무구가 사라지면, 사람은 자신을 방어하고, 포장하고, 숨기고, 정당화하려 하게 됩니다. 그때 벌거벗음은 곧 수치가 됩니다.
특히 스베덴보리는 어린아이들을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을 순진무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은 순진무구의 그림자 같은 것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순진무구는 어린아이의 무지가 아니라, 많은 것을 알고 경험한 뒤에도 여전히 자신이 주님께 의존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천국의 순진무구는 어린아이의 순진함이 아니라 천사의 순진함입니다.
목사님께서 AC를 오래 읽으시면서 자주 언급하시는 퍼셉션(perception)도 결국 순진무구와 깊이 연결됩니다. 태고교회 사람들이 주님의 뜻을 직접 지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지성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순진무구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것을 앞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주님의 인플럭스가 막힘없이 흘러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스베덴보리에게 순진무구는 천국 입장의 필수 조건입니다. 그것은 어린아이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주님께 돌리는 상태입니다. 자신의 지혜가 많을수록 더욱 주님의 지혜를 인정하고, 자신의 능력이 클수록 더욱 주님의 능력을 인정하며, 자신의 선이 아니라 주님의 선을 사랑하는 상태입니다.
결국 AC.213의 문맥에서 순진무구란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상태’이며, 더 깊게 말하면 ‘자기 자신 안에는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이 주님께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기쁘게 인정하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스베덴보리의 저작 전체를 관통하는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순진무구란 ‘주님께서 하시는 것을 내가 하듯 여기지 않고, 내가 하는 것조차 사실은 주님께로부터 온다는 것을 사랑으로 인정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AC.213, 심화 2, ‘악을 생각하고 있다는 의식’
AC.213.심화 2. ‘악을 생각하고 있다는 의식’ 순진무구함이 없는 곳에서는 벌거벗음이 수치와 치욕이 되는데, 이는 악을 생각하고 있다는 의식이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for where there is no innocence,
bygrace.kr
AC.213, 창3:7,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 And the eyes of them both were opened, and they knew that they were naked; and they sewed fig leaves together, and made themselves gird
bygrace.kr
'즐겨찾기 > AC 창3'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C.213, 심화 3, ‘겔16:22’ (1) | 2026.06.17 |
|---|---|
| AC.213, 심화 2, ‘악을 생각하고 있다는 의식’ (0) | 2026.06.17 |
| AC.213, 창3:7,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0) | 2026.06.17 |
| AC.212, 심화 12, ‘검색’이 없던 시절 (0) | 2026.06.16 |
| AC.212, 심화 11, ‘사29:18’ (0) | 2026.06.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