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장

리보 도르또의 움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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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건강을 해치지 않을 정도 안에서 영혼에게 유익을 가져올 극기 수행에 관해서 프란치스코는 자주 그 이로운 점을 설명하고 권했다. 그는 형제들에게 수도자의 유일한 목적은 수도 정진이니 이 목적에 방해되고 다른 것에 정신을 팔게 하는 정치적, 혹은 과학적 일거리에 마음을 산란케 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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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겨레를 칭찬하고 사람을 신뢰하고 남의 말을 믿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교황에게 가서 교단 승인을 요청할 때, 아무런 서류상의 결재를 받지 않은 채 교황의 말만 듣고 나오려 할 때, 교황은 "아, 단순한 사람이여, 그러면 서류는 받지 않고 가려고 합니까?"라고 물었더니, "당신의 말씀을 받지 않았습니까? 교황 성하!" 하며 구두 허가를 받고 돌아갔다. 이 어린애 같은 순진성은 리보 도르또에 살던 프란치스칸 사이에서도 볼 수 있었다. 그들 자신의 영혼이 너무도 결백했기 때문에 다른 인간들의 악의도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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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리보 도르또의 감격스러운 생활은 뜻하지 않은 극히 간단한 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어느날 형제들이 움막 속 제자리에서 기도와 명상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채찍질과 고함소리가 나더니 험상궃게 생긴 농부가 나귀를 끌고 들어왔다. 농부는 다짜고짜 나귀를 밀어넣으며, "자, 들어가. 여기가 너의 집이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 농부가 계획적으로 그 움막을 자기 나귀 외양간으로 만들 작정이었음을 눈치챈 프란치스코는 한참 그의 무례한 행동을 깊이 슬퍼하며 바라보고 있다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형제들이여!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은 외양간에서 나귀를 지키라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하며 구령의 길을 사람들에게 전하라는 것입니다. 나귀 형제에게 이 움막을 양보합시다."

 

그는 공동체의 잠심(潛心)이 방해되는 것을 탄식했다. 그러나 농부에게 항의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모두 일어나 리보 도르또를 떠났다. 이 순간이야말로 프란치스칸들이 크나큰 수확을 거두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그들이 웃으면서 형제인 나귀에게 외양간을 양보하고 나온 때야말로 그들이 전 세계를 갱생시키기 위해 거기를 떠나는 순간이었다. 그후부터 그들 운동의 중심은 뽀르치운꼴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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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자기 회원들을 '작은 형제들'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은 어느날 그의 앞에서 다음의 회칙 조문을 읽던 중 '어느 곳에든지 노동이나 봉사르 위해 부름 받았을 경우에는 형제들은 다른 사람의 윗자리 차지하는 일을 맡지 말고, 도리어 그 집 모든 사람의 아래에 있으려고 노력하라. 형제들은 미노레스(Sint minores)가 되어 자신을 모든 사람보다 비천한 존재로 보아야 한다.'는 구절이 나올 때, 문득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때 그는 읽는 것을 잠간 중지시키고, 작은 자야말로 자기들의 소명이니 이후부터는 이 명칭으로 부르기를 선언했다. 그리고 그의 단체는 '작은 형제단'이라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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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성서에서 발견한 정신은 복음서 중에 마태복음 5장 11절로 42절이다.

 

11나로 말미암아 너희를 욕하고 박해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슬러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12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도 이같이 박해하였느니라 13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14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15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16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17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 18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19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의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 20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21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하지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22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23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25너를 고발하는 자와 함께 길에 있을 때에 급히 사화하라 그 고발하는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내어 주고 재판관이 옥리에게 내어 주어 옥에 가둘까 염려하라 26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한 푼이라도 남김이 없이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 27또 간음하지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28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29만일 네 오른 눈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며 30또한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 31또 일렀으되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거든 이혼 증서를 줄 것이라 하였으나 32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음행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면 이는 그로 간음하게 함이요 또 누구든지 버림받은 여자에게 장가드는 자도 간음함이니라 33또 옛 사람에게 말한 바 헛 맹세를 하지 말고 네 맹세한 것을 주께 지키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34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도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보좌임이요 35땅으로도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발등상임이요 예루살렘으로도 하지 말라 이는 큰 임금의 성임이요 36네 머리로도 하지 말라 이는 네가 한 터럭도 희고 검게 할 수 없음이라 37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 38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39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40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41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42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마5:11-42)

 

이 예수의 ''을 자기의 ''로 삼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주고, 박해를 받을 때는 도리어 은혜로 생각하고, 그것에서 피하기 위해 결코 국가권력의 보호나 교회의 특전에 의존하지 말 것'이야 마로 가난한 작은 형제들의 행동 규범이었다... 최초의 프란치스칸들은 여러 가지 덕 중에서 또한 '거룩하고 참된 단순'을 실행했다. 이 점은 가난한 작은 자 프란치스코와 그의 형제들이 행동한 모든 일에 매력을 첨가한다. 단순한 사람이란, 남을 속이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고, 동시에 남에게 속는 일은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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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 장

리보 도르또의 움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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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는 거룩한 인내가 악마의 음모를 뒤집는 일, 거룩하고 참된 단순이 세상 지혜와 육신의 지혜를 쳐부수고, 거룩한 종순이 육을 영에게 순종케 하고, 사람들로 이웃에 순종케 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참 그리스도인에게는 단순히 인간만 아니라 짐승까지도 순종한다. 이같이 하여 사나운 짐승도 그와 함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모조리 따라 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모든 덕 중에서도 청빈은 특히 프란치스칸의 영성에 독특한 신선미를 부여하는 참된 기초를 형성했다. 자발적인 가난한 자는 열심, 사랑, 기타 모든 덕을 근거로 삼고, 깨달음이나 수덕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존재가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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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밤 형제들이 모두 잠들어 주위가 고요해졌을 때, 누구의 입에선가 몹시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구, 죽을 것 같구나! 죽을 것만 같다!" 그것은 형제 하나가 너무 극기를 하여 기아로 죽을 지경이 되어서 지른 소리였다. 프란치스코는 곧 일어나서 외쳤다. "형제들, 일어나시오. 불을 켜 주시오." 그리고 죽을 것 같다는 이가 누구냐고 물었다. "저입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죽을 것 같단 말이오?" "배가 고파서!" 프란치스코는 곁에 있는 이에게, 남겨 두었던 식물을 가져오게 하여 죽어가는 형제를 먹이며, 그의 용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자기도 함께 먹었다. 그가 혼자 식사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게 하려고 형제들 모두가 함께 회식케 했다. 그러면서 모두에게 훈계하기를 비록 회개의 생활이 선일지라도 너무 무모하면 안 되고 사려깊게 해야 할 필요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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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형제 실베스트로 신부가 몸이 쇠약하여 혼자 고생하고 있었는데, 다른 형제들은 제각기 고행에 정진하고 있어서 아무도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는 어느새 그것을 눈치채고, "공복에는 포도를 먹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다."고 혼잣말을 하더니 다음날 아침, 날이 새기 전에 일어나 실베스트로를 깨워 일으켰다. 아직 다른 형제들은 자고 있는데, 두 사람은 가까운 포도밭에 가서 잘 익은 포도송이 하나를 따서 제자의 손에 쥐어 주고, 자기도 먹기 시작했다. 이 일은 간단한 행위에 지나지 않았지만, 후에 이 형제는 그때 일을 회상할 때면, 새삼 감동하리만치 그의 마음은 스승에게 매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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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형제 레오가 먼길을 가는 도중에 병이 들었다. 바로 길 곁에 포도나무가 있었기 때문에, 프란치스코는 무턱대고 들어가 포도송이 몇 개를 따다 먹였다. 덕택에 이 제자는 즉시 원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포도밭 주인이 이것을 알고는 울타리 뒤에서 나타나 프란치스코를 몽둥이로 때렸다. 성인은 늘 하던 대로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러나 이 여행 중 그는 때때로 형제들을 뒤돌아보며, 다음과 같은 즉흥 노래를 반복해 부르면서 웃겼다.

 

형제 레오는 배부르게 먹었으나 덕택으로

형제 프란치스코는 실컷 얻어 맞았도다

형제 레오는 맛있는 것을 먹었으나

형제 프란치스코는 그 때문에 모진 매만 겪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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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장

교황 인노센트 3세 회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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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가 이상으로 삼은 것은 사도적 생활 방법이었다. 그는 청빈을 설교하면서 솔선해서 탁발을 다녔다. 왈도파의 강령도 역시 복음적 청빈을 내걸고 있었으나 그들은 평신도들이 일해서 설교자들의 필요를 조달하기도 했다. 카타리파는 집단적으로 일하며, 자기들에게 필요한 만큼은 남겨놓고 나머지를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들은 모두 사도적 청빈을 실천하여 손수 일하여 생계를 유지했고, 금전의 보수는 받지 않았고, 다만 일한 보수로서 음식이나 의복을 받았다. 베네딕트회의 회칙에는 수도원에 들어오는 이는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희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수도원 자체는 광대한 토지를 소유하고, 그것에 의존해서 수도사들이 살아갔다. 그렇게 마련해둠으로 수도하는 수사들이 생계에 대한 걱정없이 자기 의무에 헌신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의 방법은 이들과는 전혀 달랐다. 이들은 일체 소유를 버리고 완전히 무일물이 되어 베드로나 사도 바울처럼 몸소 일하여 사람들이 그들에게 대해 사랑으로 베푸는 시여물을 받아 생활하면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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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이들 열두 형제들을 전송했다. 프란치스코는 전혀 형식에 구애되지 않는 사람이었으므로 새 수도회나 규칙 재가에 관한 교황의 결재 문서도 받지 않고 그냥 물러가는 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다. 그에게는 교황의 구두로 한 말이면 충분했던 것이다. 희망하던 일이 성취되었기 때문에 하나님께 감사하고, 로마에서 성 베드로 성당과 성 바울 성당을 찾아 위대한 사도들의 무덤에서 기도하고는 형제들은 로마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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